청진 본당(함흥교구) 

함경도 교세 확장에 따른 본당의 설립

1920년, 원산 대목구가 설정됐다. 사목을 담당하게 된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로부터 22명의 신부와 수사가 한국에 파견됐다.

함경도의 신자 수가 크게 늘었다. 서울 베네딕도회는 본당 신설에 박차를 가했다. 사우어 주교가 청진에 부지를 매입했다.

그렇게 설립된 ‘청진 본당’이었다.

늘어가는 신자, 공간의 부족

초대 주임 바인거 신부는 적극적인 전교 활동을 펼쳤다.

신자 250명이 증가했다. 그는 예수 성심회와 성모 성심회를 조직하여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1928년, ‘서울·청진 간 철도 개통’.

철도 개통은 신자들의 증가를 불러왔다. 그러나 성당 공간은 그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성당의 확장’이 시급했다.

3년 후 문제는 해결됐다. 신자들을 수용할 새 성당이 생겼다.

본당의 성장을 이끈 신부

전교 사업에 있어 ‘교육’은 큰 영향을 미쳤다. 바인거 신부는 학교 설립을 위한 기금 마련에 최선을 다했다.

그의 노력은 ‘주간 학교’, 부인들을 위한 ‘야간 학교’, 그리고 ‘교리 학교’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그 외 성심회 청년부를 설립하고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분원을 설치했던 그였다.

청진 본당에 온 열정을 바쳤던 그는 1945년, 병으로 생을 마감, 청진 본당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의지를 꺾는 역사의 단면

바인거 신부의 뒤를 이어 이재철 신부가 부임했다. 그는 2개의 공소를 관할하며 초등 교육 기관인 해성학교를 운영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1949년, 사우어 주교가 공산 정권에 의해 체포됐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함흥, 덕원 면속구의 성직자들이 잇달아 체포되기 시작했다.

탄압이 가중될수록, 그 불안감 또한 커져갔다. 사목 활동이 어려웠다. 이 신부는 위기를 모면하며 사목 활동을 유지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의 의지를 꺾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 이 신부가 체포됐다.

전쟁의 시작과 함께 청진 성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